あの子は悪魔
그 아이는 악마
人の心
사람의 마음을
惑わす悪い子
어지럽히는 나쁜 아이
あどけない顔
순진한 얼굴
穢れのない
얼룩 한 점 없는
無垢な紅い花
무구한 붉은 꽃
 
ひらり、ひらり
팔랑, 팔랑
花弁のフリして

꽃가루인 척 하며

ふらり、ふらり
흔들, 흔들
私に近づく
나에게 다가와
誰も知らない
아무도 모르는
あの子の素顔
그 아이의 민낯
怯える姿が
겁먹은 모습이
可愛いのよ
귀여워
 
あの子は悪魔
그 아이는 악마
仮面の下
가면 아래에서
不気味に微笑む
섬뜩하게 미소지어
紅い唇
붉은 입술
長いまつ毛

긴 속눈썹

人形のような子
마치 인형 같은 아이

 

ゆらり、ゆらり
팔랑, 팔랑
心を揺さぶる
마음을 흔들어 버리는
じわり、じわり
조금씩, 조금씩
わたしを蝕む
나를 갉아먹어
誰も知らない
아무도 모르는
あの子の素顔
그 아이의 민낯
妖しい視線に
수상한 시선에
惑わされる

속아 넘어가

 

あの子は悪魔
그 아이는 악마
人の心
사람의 마음을
奪う罪な花
빼앗는 죄 많은 꽃
露わにされる
드러나는
無垢な瞳
무구한 눈동자
全てが星のよう
모든 게 별 같아
私を離さない
나를 놓아주지 않아

 

私は囚われる
나는 사로잡혔어
誰にも渡さない
누구에게도 넘겨주지 않아
わたしだけのもの
오직 나만의 것
心奪われる
마음을 빼앗겨
心惑わされる
마음을 어지럽혀
 
あの子は悪魔

그 아이는 악마

儚い想い
덧없는 추억
伝えるなら
전하려면
どうすればいいの
어떻게 해야 해?
憐れな悪魔
가련한 악마
私だけの
나만의
人形のような子
마치 인형 같은 아이
 
あの子は悪魔
그 아이는 악마
人の心
사람의 마음을
惑わす悪い子
어지럽히는 나쁜 아이
憐れな悪魔
가련한 악마
人の心
사람의 마음을
奪う罪な花
빼앗는 죄 많은 꽃
私を離さない
나를 놓아주지 않아

 

 

今飛び出して セカイにサヨナラ

지금 뛰어올라 세계와 작별인사

 

星降る街を探して進の

별이 내리는 거리를 찾아서 나아가는 거야

 

Hold me tight もう遅いのかな

꼭 잡아줘 이미 늦었으려나

 

誰か呼んでいるの

누군가 부르고 있어

 

空が泣いて 鯨が笑う

하늘이 울고 고래가 웃어

 

まだまだ物足りないくらいじゃない

아직 부족할 정도는 아니야

 

ねえ一度きりでいいの

저기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까

 

声を聞いてよ

목소리를 들려줘

 

喜怒哀楽 12時の方角

희노애락 12시 방향

 

飲み込んだ 愛のかけらも

집어삼킨 사랑의 파편도

 

この世の当たり前は、

이 세상의 당연한 것은, 

 

いつからか歪である

언제부턴가 일그러져 있어

 

今日は祝いが否か

오늘이 축복인가 아닌가

 

にわかには信じ難しいわ

일시적으론 알기 어려워

 

白か青かもハッキリしない

백인가 청인가도 확실하지 않아

 

悪戯な神の仕事だ

장난스런 신의 일이다

 

今飛び出して セカイにサヨナラ

지금 뛰어올라 세계와 작별인사

 

星降る街を探して進の

별이 내리는 거리를 찾아서 나아가는 거야

 

Hold me tight もう遅いのかな

꼭 잡아줘 이미 늦었으려나

 

誰か呼んでいるの

누군가 부르고 있어

 

空が泣いて鯨が笑う

하늘이 울고 고래가 웃어

 

まだまだ物足りないくらいじゃない

아직 부족할 정도는 아니야

 

ねえ一度きりでいいの

저기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까

 

声を聞いてよ

목소리를 들려줘

 

蜘蛛の巣のような道

거미줄 같은 길

 

僕らはそれを選び続ければいいのか

우리는 그걸 계속 선택해도 괜찮은 건가

 

午前4時50分 君は今何を考えている

오전 4시 50분 너는 지금 뭘 생각하고 있어?

 

穏やかに揺れる感覚に

온화하게 흔들리는 감각에

 

脳を溶かし、風を見ている

뇌가 녹아, 바람을 보고 있어

 

透明な渦のなか 僕は踊り眠る

투명한 소용돌이 속 나는 춤추며 잠들어

 

今飛び出して セカイにサヨナラ

지금 날아올라 세계와 작별인사

 

星降る街を探して進の

별이 내리는 거리를 찾아서 나아가는 거야

 

Hold me tight もう遅いのかな

꽉 잡아줘 이미 늦었으려나

 

誰か呼んでいるの

누군가 부르고 있어

 

空が泣いて鯨が笑う

하늘이 울고 고래가 웃어

 

まだまだ物足りないくらいじゃない

아직 부족할 정도는 아니야

 

ねえ一度きりでいいの

저기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까

 

今飛び出して 世界とさよなら

지금 날아올라 세계와 작별인사

 

夢見る海 砂浜で眠るの

꿈꾸는 바다 모래사장에서 잠드는 거야

 

愛していた もう遅いみたい

사랑했어 이미 늦은 모양이야

 

誰もそばにいない

아무도 곁에 오지 않아

 

空が泣いて鯨が笑う

하늘이 울고 고래가 웃어

 

これから始まる新しい孤独

지금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고독

 

ねえ透明な僕を

저기 투명한 나를

 

いつか見つけて

언젠가 발견해줘

 

 

We're gonna do, we're want to do

할 거야, 하고 싶거든
We wish upon a broken heart

부서진 마음에 소원을 빌어
夜空に輝く幾千の星たちよ

밤하늘에 빛나는 기천의 별들이여

 

We're gonna do, we're want to do

할 거야, 하고 싶거든
But it is time to say goodbye

하지만 이젠 작별할 때야
思い思いに過ごした夜を越えて サヨナラ

생각을 거듭하며 지낸 밤을 넘어서 '작별이야'

 

夜の帳 朝焼け雲

밤의 장막 아침놀의 구름
目に焼き付け Say goodbye, good night

눈에 어린 Say goodbye, good night
このまま オヤスミ

이대로 '잘 자'

 

But it is time to say goodbye

하지만 이젠 작별할 때야
(夜を越えて)

(밤을 넘어서)

 

We're gonna do, we're want to do

할 거야, 하고 싶거든
We wish upon a broken heart

부서진 마음에 소원을 빌어
思い思いに過ごした夜は遠く サヨナラ

생각을 거듭하며 지낸 밤은 저 멀리 '작별이야'

 

聞いてほしい 歌があるの

들어줬으면 해 노래가 있거든
届くように 歌うから

닿을 수 있게 노래할 테니까

そのまま オヤスミ

이대로 '잘 자'

But it is time to say goodbye

하지만 이젠 작별할 때야
(夜を越えて)

(밤을 넘어서)

2023년 12월 22일 공식 사이트에 올라온 세이버에 대한 일문일답 인터뷰를 번역했습니다.

전문 번역이 아닌 개인의 취미 번역이므로 오역이 있습니다. 문장을 자연스럽게 만들기 위해 의역한 부분도 있습니다.

 

세이버의 진명을 비롯한 Fate/Samurai Remnant 스토리의 스포일러가 있으므로 주의 부탁드립니다.

 


'드디어 ▒ ▒ ▒ ▒ ▒ ▒에 뛰어드는 건가…' 라는 생각에 긴장했습니다. 이왕 한다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캐릭터 조형으로 만들 수밖에 없겠구나, 라고.
ー나스 키노코


전설 속의 빛나는 영웅인 동시에, 신도 인간도 죽인 전사이며, 비극의 황자이기까지 했던 영령.
ー사쿠라이 히카루


대부분의 Fate 시리즈에서도 신경 쓰는 부분입니다만, 영웅을 캐릭터로서 디자인할 땐 그 인물과 얽힌 이미지나 기호를 캐릭터의 매력으로 녹여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ー타케우치 타카시

 

이미지를 클릭하면 인터뷰 원문으로 넘어갑니다.

 

―――주인공인 미야모토 이오리의 서번트로써 야마토타케루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묻고 싶습니다.

 

나스 키노코 에도의 마을이 무대이며, 주인공인 미야모토 이오리가 실존인물이라는 점에서, 메인이 되는 서번트는 '일본인이라면 누구나 아는 신화 속 인물이며, 영웅성을 갖췄고, 동시에 비극성 역시 가져야 한다'는 점이 좋을 거라고 직감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세이버'로서도 톱 랭크인 인물이 좋을 거라는 생각도요.

 이 조건 하에 후보는 몇 명 추려집니다만, 그 중에서도 야마토타케루가 가장 빛나고 있었습니다. 너무 유명해서 '드디어 야마토타케루에 뛰어드는 건가……' 라는 생각에 긴장했습니다. 이왕 한다면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캐릭터 조형으로 만들 수밖에 없겠구나, 라고.

 

―――Fate에서의 야마토타케루를 쓰며 의식한 것이 있으신가요.

 

사쿠라이 히카루 본작의 야마토타케루는 다면적인 인물입니다. 전설 속의 빛나는 영웅인 동시에, 신도 인간도 죽인 전사이며, 비극의 황자이기까지 했던 영령. 영월을 둘러싼 이야기에서는 이오리의 버디이며, 본작의 또 하나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각각의 요소를 갖춘 캐릭터로써 성립시키는 것은 물론이고, 특히 집필이나 고쳐쓰기의 과정 속에서 강하게 의식했던 것은, 홀로 살아간 인간…더 정확히 말하자면, 한때 생명을 가지고 살아간 인간이었다는 존재로써 그려내는 것이었습니다. 설령 초월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초연한 말을 내뱉고 있어도, 우리와 같은 마음을 지닌, 눈물과 사랑을 아는 한 사람의 인간으로써.

 

―――야마토타케루의 캐릭터 디자인을 진행할 때 의식한 것이 있으신가요.

 

타케우치 타카시 대부분의 Fate 시리즈에서도 신경 쓰는 부분입니다만, 영웅을 캐릭터로서 디자인할 땐 그 인물과 얽힌 이미지나 기호를 캐릭터의 매력으로 녹여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너무 알기 쉽진 않게, 하지만 진명을 알게 되면 납득할 수 있는 디자인이 이상적인 디자인이라고 생각해서, 야마토타케루도 시행착오를 거쳤습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어느 정도 이미지가 잡혀 있던 캐릭터였기 때문에, 지나치게 헤메지 않고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사실 가장 헤멘 부분은 머리카락입니다. 와타루 씨의 작화를 받고, 얼굴의 인상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 조금씩 조정했습니다.

 

―――야마토타케루라는 캐릭터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어떤 부분인가요.

 

사쿠라이 히카루 강하다. 강하면서 고결하고, 늠름한…그런 동시에 귀엽다!

 사실 어떤 부분이 야마토타케루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일까는 유저 여러분이 어떻게 받아들이셨느냐에 따라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타케우치 씨의 멋진 디자인, 와타루 씨의 미려한 마무리와 다채로운 표정들, 야마무라 씨의 사랑스러우면서도 예리한 진심어린 연기, 코에이 테크모 분들께서 만들어주신 정밀한 3D 모델과 연출 등등, 모든 부분이 매력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합니다.

 

 

 
星の降の部屋 飛び立つ、羽の無い僕
별이 내리는 방 날아오르는, 날개 없는 나
 
振り向いた頃には全てが宇宙に舞っていく
돌아볼 무렵에는 모든 게 우주(하늘)로 돌아가고 있어
 
ひとりきり海に浮かぶ、心の無い僕
외로이 바다를 떠다니는, 마음 없는 나
 
沈んでいく思い出の中 君が見えた
가라앉는 추억 속에서 너를 보았어
 
 
白い砂を蹴るように 走る僕は何処かに
하얀 모래를 차는 것처럼 달리는 나는 어딘가에
 
重くなって棄てたはずの光を探しているんだ
무거워져 버려버렸을 터인 빛을 찾고 있는 거야
 
広い世界 戸惑い、迷う度に何処かに
넓은 세계에 당혹스러워하며, 헤멜 때마다 어딘가로
 
消えたくて 泣きそうな程の弱さ隠したくて
사라지고 싶어서 울고 싶은 것만 같은 약함을 숨기고 싶어서
 
時の住む部屋 尋ねる、何も無い僕
시간이 사는 방을 더듬어 찾는, 아무것도 없는 나
 
縋り付く頃には全てが過去に成っていく
도착했을 무렵에는 모든 것이 과거가 되고 있어
 
本当は君の為に繕う嘘や言葉達を
사실은 너를 위해 꾸민 거짓이나 단어를
 
守るように 生きていたのに
지키기 위해 살아가고 있었던 건데
 

 

星の降る部屋飛び立つ、羽の無い僕
별이 내리는 방을 날아오르는, 날개 없는 나
 
振り向いた頃には全てが宇宙に舞っていく
돌아볼 무렵에는 모든 게 우주로 돌아가고 있어

 

ひとりきり海に沈む、心の無い僕
외로이 바다에 가라앉는, 마음 없는 나
 
鏤めた思い出の中 君が見えた
아로새긴 추억 속에서 너를 보았어

벌써 올해도 무언가의 클라이맥스.
2022년의 크리스마스, 여러분은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아마존 프라임에서 빌린 '사다코 DX'로 이브를 보냈습니다.
분명, 잊지 못할 이브가 되겠죠.

 

   ◆


알퀘이드 생일, 축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멋진 알퀘가 잔뜩 보여서 무척이나 기쁩니다. 이렇게 산타 코스프레가 어울리는 흡혈귀 있어?라고 말하게 될 정도로 해피한 모습에 모 영화에서 맴돌던 마음도 치유된다는 모양이네요.

월희 리메이크, 지금 세일중입니다. 전부터 신경 쓰였다고?라는 분, 이번 기회에 플레이해주신다면 더 좋을 듯합니다.

월희격투, MELTY BLOOD:TYPE LUMINA도 DLC 제 4탄이 무료배포되었습니다. 개별 스토리모드는 월희 리메이크의 전일담입니다만, 보스러쉬모드는 월희 리메이크 클리어 후, 좀 더 이 캐릭터들의 행복한 후일담이 보고 싶네…라고 하는 (나스 키노코의) 소원에 응한 것입니다.
격투 게임 잘 모르겠어…라는 분도 많을 거라고 생각해, 이번 기회에, 게임 외적으로 강력한 튜토리얼이 실장되었습니다. 그 이름도 '만화로 배우는 멜블.' 
'알려줘 멜블도장! ~미야코와 처음 하는 격투겜~
자세한 것은 https://web-ace.jp/tmca/contents/2000048/ 에서!

자, 지금부터는 멜블의 스포일러.
MELTY BLOOD:TYPE LUMINA는 캐릭터 소개를 주요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그 이면에는 전술한 바와 같이 '월희리메의 행복한 애프터'로서의 시나리오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본편에서는 그닥 볼 수 없는 해피한 일상.
혹은,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말도 안 되는 코미디.
그걸 가능하게 하는 것이 마스코트 캐릭터인 네코 아르크입니다.
그 네코 아르크가 멜블 안에서 말하던 '네코 9부작'이란 무엇인가?
별로 중요한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모처럼이니 설명하자면 이런 느낌.

1. 네코 아르크/일루미나티(미야코 시나리오 보스 러쉬 1)
2. 네코 아르크/커밍 홈(마슈 시나리오 1)
3. 네코 아르크/캣 워즈(네코1, 마슈2 시나리오)
4. 네코 아르크/인베이드(암굴왕, 우시와카마루 시나리오~보스 러쉬 3)
5. 네코 아르크/멀티버스(보스 러쉬 4)

0. 네코 스핀아웃/크리스마스 캐롤(보스 러쉬 2)

이 순서로 보시면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기 쉬울 거라 생각합니다. 뭐 머리를 비우고 즐기는 게 네코 아르크이므로 시계열이 어떠냐는 신경 쓰지 않으셔도 괜찮지만요! 남은 세 편은 잊어버렸을 즈음 찾아올지도 모르니, 그때는 또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마지막으로 이쪽도 이야기해야겠네요.

FGO 2부 7장 황금수해기행 나우이 믹틀람

드디어 오늘, 12월 25일 저녁부터 시작합니다! 전편, 후편이라는 형태로 발표하게 되었습니다. 이번은 정말로 전후편입니다. 6장처럼 몰래 한 편 더 숨기고 있다… 같은 일은 없으니 안심하시고, 마경탐험을 떠나 주세요.

히무로의 천지 15권 초판 특전이었던 15주년 기념 공식 동인지에 실린 나리타 료고의 글을 번역했습니다. 개인 만족용 취미 번역이라 오역 의역이 많습니다. 패러디의 경우 각주를 달았으나, 히무로의 천지에서 등장한 설정 및 타 타입문 작품에 등장하는 가문 및 설정 등에는 특별히 각주를 달지 않았습니다.

 


 

 "여기가 후유키 시구나아!"

 겨울은 온통 호무라바라. 남은 눈으로 색칠된 후유키의 땅에 훨훨 내려앉은 것은, 묘하게 하이텐션인 젊은이였다.

 "굉장해! 다리橋가 있어! 사람이 있어! 문명개화의 소리가 들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각주:1] 제3부 끝![각주:2] 제4부의 테마는 먹었노라! 잤노라! 놀았노라!로 결정이네!"

 주변에 누군가 있을 리가 없는데, 그는 마치 누군가와 대화하는 건가 싶을 정도로 즐겁게 혼잣말을 이어갔다. 

 

 과연, 그것은 어떻게 된 운명의 장난인가.

 많은 평행세계가 서로 얽히고설켜 큰 밧줄이 되고, 그 밧줄이 또다시 모여들며 자란 거대한 나무와 같은 세계의 흐름. 그 안에서 가이아와 아라야가 기묘하게 꼬인 한 줌의 밧줄 속에서, 유독 기이한 색을 띠는 가는 줄기. 

 그것은, 시계탑의 어느 로드의 학생인 플랫 에스카르도스라는 이름을 가진 소년 마술사가————

 한때 자신의 스승이 방문했던 의식의 토지를 관광하러 온, 기이한 줄기에 관한 이야기이다.


 몇 시간 후 후유키 시 모 처

 

 "으음… 무사히 교수님이나 클래스의 모두들, 트림마우 짱이나 라이네스 짱에게 줄 기념품도 샀고, 이제 지도를 참고해서……후유키의 호텔은, 무너진 걸 다시 지은 걸까?"

 십 대 후반의 나이에 접어든 것처럼 보이는 청년은, 방문할 때는 갖고 있지 않았던 목욕 수건을 손에 든 채 그런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있다.

 "아아, 그렇지만 묵을 장소보다 먼저 토지의 관리자님께 인사해야겠네! 린 짱은 됐다고 치고, 그다음은 어어, 마카리 쪽 사람들? 그리고… 후지무라 파라고 하면, 야코우 가문 같은 느낌인가? ……앗, 관리자라고 하면, 역시 시장님께 인사하는 편이 좋겠지, 분명! 인사는 중요하고 말이야!"

 성실한 마술사가 청년의 말을 들었다면, 일곱 번 넘어지고 여덟 번 일어난 뒤 옆에서 칼을 뽑아 쓸데없는 말을 지껄이는 그의 목구멍을 베어 버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걱정은 필요 없으니. 그의 혼잣말은 마술로 소리가 새어 나가는 걸 막고 있으므로 신비의 비닉을 건드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처음부터 말을 하지 말라는 불만이 있으면 그건 정론이다만.

 

 "그래도, 시장님에 대한 건 역시 조사하고 오지 않았는데 말이지……어떡하지, 일본의 경우엔, 시장님은 시청에 계신 걸까? 아니면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자택 근무……?"

 이런 '마술사로서의' 상식에서 한참 벗어난 청년은, 근처를 지나가는 동년배, 혹은 한두 살 연상으로 보이는 세 명의 여성에게 말을 걸었다.

 "아, 실례합니다. 갑자기 죄송해요! 후유키 시장님의 집은 어디인지 아시나요?"

 "……뭐라고?"

 의아한 눈으로 쳐다본 것은, 셋 중에서도 안경을 쓴 여성이었다.

 "호오……겉보기엔 관광객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떤 안건으로 후유키 시장의 자택을?"

 "그건 당연히!"

 ————어라?

 ————시장님은 마술사가 아니지, 분명? 그러면 나는, 무엇에 대해 인사하러 가는 걸까. 다른 사람이 물어보니 냉정해져, 플랫은 머릿속에 물음표를 띄우며 세 명의 소녀에게 말을 이어갔다.

 "……무엇 때문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엄청 수상해!?"

 청년의 말을 들은, 보이시한 검은 머리의 여성이 매우 크게 딴지를 걸었다.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는 예의에 반대되는 행동을 하다니 테스트에서 0점! 그런 것도 모르셨나요옷! 이건 사람의 목숨을 지금까지 먹은 빵의 개수에 비교할 만한[각주:3] 악당의 소행……그런 이야기가 성립하지 않는 바보가 한 명 등장한 지금, 안경의 집을 순순히 알려줄 리가 없잖냐!!"

 안경을 쓴 여성을 보호하듯이 서서, 상반신을 숫자 8처럼 회전시키는 보이시한 여성. 흑표범을 떠올리게 하는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등 뒤에 '무한대'라고 적힌 오오라를 뿜으며 섀도복싱을 시작한 여장부. 하지만————

 "엑? 그 아이의 집이 시장님의 집인가요?"

 "앗."

 다음 순간, 보이시한 소녀의 머리가, 안경이라고 불리는 소녀에 의해 탁 하고 잡혔다.

 "너……수상하다는 걸 이해하고 있으면서 나의 개인정보를 전달하다니 무슨 용건이야……?"

 "뜨거, 워!? 잘못했어!"

 어디선가 들은 적 있는 것 같은 비명을 지르며 손발을 버둥거리던 보이시한 여성은, 지옥에 떨어지기 직전에 구속에서 풀려나, 또 다른 한 명의 동료————얌전해 보이는 모습의 여성에게 숨으며 말했다.

 "크윽……유도신문에 넘어갈 줄이야……! 하지만 쉽게 넘어갈 거라고 생각하지 마? 이쪽은 아직 복병이 있어! 내게 자격 있으라! 내게 자격 있으라! 자, 나의 부름에 응답해 제2의 인격 '가이아'의 눈을 띄울 새벽은 지금이야 유킷치!"

 "그 설정 남아있었어!?"

 얌전해 보이는 여성이 당황한 목소리를 낸 한편 플랫은 온몸에 힘을 주었다.

 "Pardon me?"

 엉겁결에 나온 영어에, 흑표범을 연상시키는 여자는 위협하는 것처럼 말했다.

 "뭐가 '파든 미'냐! 푸카돈 선생님[각주:4]의 이갈이라도 듣고 있어!"

 "교향악이 아니라 괴물 음악가 쪽이지?[각주:5]"

 "어, 그래, 영어권 사람에게 통할 줄은……역시 괴물 세계의 아마데우스."

 예상외의 반격에 당황한 흑표는 나중으로 하고, 플랫은 우물쭈물하며 다시 물었다.

 "그것보다, 지금, 가이아라는 건……?"

 "거기에 반응하는 거야!?"

 "듣는 것만으로도 굉장할 것 같아……! '나'와 비슷한 느낌인 걸까? 아니면 최고의 탐정…, 혹시, 유려한 소녀가 합체해서 아서 왕으로……?[각주:6]"

 알 수 없는 말을 하는 플랫에게, 흑표범이 깜짝 놀라며 말한다.

 "이야기를 듣는 와중의 와중에 파워를 발동시켰다고 이 스트레인지 저니! 그리고 뭔가 나쁜 녀석이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 고토와 동류야 아마도!"

 "어느 쪽이라고 하면 너와 동류라고 생각하지만……"

 보이시한 소녀의 클레버 한 느낌의 분석이나 안경(가칭)의 딴지를 뒤로 하고, 플랫은 유킷치라고 불린 얌전해 보이는 소녀에게 인사한다.

 "으음, 가이아가 제2 인격이라면……잘 부탁해요! 아라야 씨! 저는 플랫! 플랫 에스카르도스예요!"

 "아라야는 누구야!? 아, 그래도 잘 부탁드려요……사에구사입니다."

 정직하게 인사를 받아주는 사에구사 양의 뒤에서, 다른 두 명은 더욱 경계하며 묻는다.

 "아니, 아직 그쪽 양반의 수상함 그 자체는 사라지지 않았는데……"

 "그래도, 마키 짱네 손님인 모양이야."

 유킷치라고 불린 여자의 말에, 흑표범이 플랫의 손에 들려 있는 것————포목점 영조암詠鳥庵제작의 목욕 수건을 보고 긴장을 쓱 하고 늦췄다.

 "엑? 어쩌지, 지금부터 영업 스타일로 단장해야 해?" 

 뻘뻘 식은땀을 흘리는 그녀. 이대로 끝없이 혼돈이 계속되는 게 아닌가 싶었을 때————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그런데 갑자기 등장한 닌자나 스페인 종교재판과 같은 기세로 도움의 손길이 나타났다.

 

 "어라? 거기 있는 건 설마……'플랫티아' 공이 아니신지!?"

 그 장소에 있던 전원이 고개를 돌아보니, 그곳엔 동년배로 보이는 청년이 두 명 서 있었다.

 "뭐야아!? 알고 있었냐 고토 가이!"

 고토 가이라고 불리는 청년은, 이마에 대왕생[각주:7]으로는 읽히지도 않는 주름살을 찌푸리며, 세계관조차 뛰어넘을 것 같은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돌린다.

 "음……이건 그야말로 내일 합류할 예정이었던 동료임이 틀림없다! 마침 카도쿠마 공과 내일 환대할 준비를 하려고 했다는 설이 지배적이다. 출처는 민●서방[각주:8] 판 《멋진 착각[각주:9]》에서."

 고토의 등 뒤에는 비트적비트적한 청년이, 졸려 보이는 눈을 한 채 꾸벅꾸벅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그 말에, 플랫은 반응했다.

 "앗! 설마 '5-10' 씨와……'프란시스코' 씨!? 이야!! 처음 뵙겠습니다! 아라야 일행분과 아는 사이인 거야!?"

 "그러니까 아라야는 누굴 말하는 거야!?"

 

 "호오, 플랫 공은 팔척귀신이나 스프링힐드 잭[각주:10]의 도시 전설 중심의 덱과……라고 한다면, 찰스 스튜어트 롤스와 프레데릭 헨리 로이스[각주:11]가 덱에 들어가 있는 건 특수기 '롤스 로이스는 부서지지 않는다'[각주:12]를 활용하기 위해서인가."

 "그래그래! 영웅사대전은 자유로워서 좋지! 전의 온라인 대전에서, 나이트 오브 라운즈에 잭 더 리퍼를 섞은 일본의 유저가 있어서, 아아, 이 세계사에 대항할 자유가 일본 문화의 상징이구나, 라는 실감이…"

 "……일본이라고 해야 하나, 호무라바라를 대표해서 사과하는 게 좋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야아, 영웅사대전의 오프 모임으로 해외에서까지 오는 건 처음이라서 이것저것 조사해봤는데, 후유키의 마라톤 대회는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하다고? 베○네타 코스프레를 한 사람이라던가 기합이 들어가서————"

 "어이 그만둬 바보 같은 이름을 말하지 마!"

 "마라톤 대회니까 고소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오해가 풀린 뒤로부터 완전히 마음을 터놓은 방문객과 후유키의 주민들. 그런 터무니없는 잡담이 이어지며, 평화로운 때가 찾아오려 하는 후유키의 거리.

 "……"

 하지만, 그 대화를 조금 전부터 줄곧 듣고 있던 한 그림자가, 잔뜩 지친 얼굴로 한숨을 내쉬었다.

————영웅사대전의 오프 모임에 온 것뿐이라니……

————마술 모임으로 온 게 아니었어!?

 갑자기 '시계탑의 선배'가 나타났다는 사실을 경계하며, 예상치 못한 사태————주로 플랫이 신비의 비닉을 가볍게 풀 때를 위해 미국 너구리 돌격의 준비를 하고 있던 사죠 아야카. 일단, 아야카는 아는 사람들 사이에 삐걱거리는 일이 없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미국 너구리를 들에 숨겼다.

————뭐어, 무슨 일이 생기면 레벨 1이라도 물리적으로 패면 되는 일이고[각주:13]… 괜찮으려나.

 

 지금으로부터 며칠 후, 구체적으로는 영웅사대전의 캐러밴 주위의 소동에 의해 더욱 골머리를 앓거나, 혹은 반대로 플랫의 머리에 물리적인 대미지를 주게 되거나 하게 되지만————

 그것은, 또 다른 이야기.

 

예고편 끝

이어지지 않는 건가?


그리고 뒷북이지만

 

 축! 15권&15주년 돌파!

 '히무로의 천지' 독자 여러분, 처음 뵙겠습니다. 《Fate/strange Fake》라고 하는 Fate 시리즈의 스핀오프 작품을 쓰고 있는 나리타 료고라고 합니다. '무슨 관계가 있는 거야? 이 플랫이라는 놈은 뭐 하는 놈이야?'라고 생각하는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만, 팬 여러분은 '사죠 아야카에게 보이니치 문서[각주:14]를 준 사람'이라고 하면 딱 하고 알아차리지 않으실까 하고… 이번엔 졸작 Fake의 세계관의 근본이 되는 히무로의 천지의 공식 동인지에 참가하게 해 주셔서, 정말로 감사드립니다!

 Fake는 꽤 밀접하게 히무로의 천지라는 세계관과 링크되어 있습니다만(제5차의 결과 등, 완전히 세계관이 일치하고 있는지는 덮어 두겠습니다만), 히무로의 천지라고 하는 만화에는 아직 숨겨진 수수께끼나 복선이 많고, 일상 코미디 속에서 그게 조금씩 풀어져 가는 카타르시스가 훌륭한 작품입니다. 앞으로도 20주년, 25주년과 '성배전쟁의 뒷면에 있는 일상 혹은 다른 종류의 비일상'이 계속 그려지길 바라며, 뒷북의 대가로 해주신다면 기쁘겠습니다…!

 

'상어 드라큘라' 네타를 넣을지 말지 마지막까지 고민하면서.

 

나리타 료고

 

  1.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젤라 전투에서 승리한 후 원로원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 [본문으로]
  2. '죠죠의 기묘한 모험' 3부의 패러디. [본문으로]
  3. '죠죠의 기묘한 모험' 1부의 패러디. [본문으로]
  4. 몬스터 왕자 몽짱(원제 怪物くん)에 등장하는 캐릭터. 코끼리를 닮은 괴물 음악가. [본문으로]
  5. 디즈니 단편 애니메이션 투트 휘슬 플런크 앤드 붐(Toot, Whistle, Plunk and Boom). 해당 애니메이션은 일본에선 푸카돈 교향악이라는 제목으로 불린다. [본문으로]
  6. 가면라이더 더블의 변신 도구인 가이아 메모리의 패러디. 가면라이더 더블은 필립과 쇼타로 두 사람이 합체해 한 명의 가면라이더로 활동한다. [본문으로]
  7. 조금도 괴로움이 없는 삶, 혹은 평안하게 죽는 일. [본문으로]
  8. 민명서방. 만화 '돌격! 남자 훈련소'의 세계관에 등장하는 출판사로, 권법이나 신기한 사건, 관습 등을 서술한 책을 출판한다 일본의 인터넷 밈 중 하나. [본문으로]
  9. 원문은 漢智劾以로, 일본식으로 읽으면 칸치가이, 착각과 발음이 같다. [본문으로]
  10. 19세기 런던에 출몰했다는, 악마 같은 외관에 스프링 달린 신발을 신고 여성을 습격했다고 전해지는 괴인. [본문으로]
  11. 롤스 로이스 사의 창업주들. [본문으로]
  12. '죠죠의 기묘한 모험' 4부 '다이아몬드는 부서지지 않는다'의 패러디. [본문으로]
  13. '레벨을 올려서 물리로 팬다'의 변형. 2010년 일본에서 발매된 게임 '라스트 리벨리온'에서 유래된 말로, 한국의 '딜찍누'와 비슷한 어감의 문장이다. [본문으로]
  14. 15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약학, 식물학, 천문학 등의 내용이 삽화와 함께 실린 필사본. 어느 학계에서도 보고된 적 없는 문자와 언어로 적혀 있어 아직까지 해독 중이다. [본문으로]

 지금이라도 눈이 내릴 것 같은 잿빛의 하늘. 

 철창으로 둘러싸인 작은 묘지에서, 조촐한 장례식이 치러졌다. 묘원은 사람들의 생활권에서 눈에 띄지 않도록 고지대에 지어져 있다. 스무 명정도의 추모객은 고인과의 추억 이야기를 나누며 묘지를 뒤로한다.

 끝없이 펼쳐진 넓은 황야.

 균등하게 배치된 죽은 이의

이름표

.

 

 오늘은 바람소리조차 없다. 마을로부터 전해져 온 정오를 알리는 종소리만이, 마을과 고인을 잇는 기록이었다.

 

 "정말로 꽃을 전하러 오게 될 줄이야. 게다가, 죽어도 만나기 싫은 녀석과 마주쳤고."

 

 "짜증 나는 건 이쪽이라고. 웃어넘겨달라고 들었는데, 너 때문에 경련 같은 웃음만 떠오르잖아."

 

 마을에 살고 있는 추모객들이 떠난 뒤.

 미리 약속이라도 한 듯 그늘 속에서 나타난 건 두 명의 일본인 여성이었다.

 

 

 "이렇게 되지 않도록 나 나름대로 그 저택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설마 안에서 자살해버릴 줄이야. 그쪽은 이렇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었어?"

 

 "뭐 그렇지. 그쪽에도 미스터 플라우로스로부터 편지가 도착했던 모양이지? '나는 이미 목숨을 끊었다. 나는 살해당할 테니, 뒤처리를 하러 와 주었으면 한다.' 어떤 마술사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잘도 내 곁에 도착했네. 거기에 감동해서 발을 옮겼을 때, 본인이 살아있다는 데엔 놀랐으니 말이야."

 

 "아아, 그런가. 플라우로스 씨는 나와 언니의 라스트 네임만 알고 있었지. 하지만 우리 둘에게 도착했을 줄은. 하지만 어째서 이렇게 된 거야? 애초에 이 레프 우발이라던가 라이놀 그시온은 누구야? 그런 녀석, 난 만나본 적도 없는데."

 

 "만난 적 있어. 미스터 플라우로스와 처음 만났을 때, 너도 있었잖아."

 

 "응, 거기 랍스터 맛있었지."

 

 "그때부터 나와 너는, 그에게 있어 동포이며, 무관심이며, 미워할 수밖에 없는 적으로서 기억된 거야. 그는 그것을 입 밖으로 내진 않았지만, 그래서 최후의 최후에 우리들을 지명한 모양이야. 적인 동시에, 최대의 이해자로서."

 

"으음. ……그건, 설마 이중인격이라는 거야?"

 

 "아아. 그것도 한 사건을 보고, 동시에 다른 판단을 내리는 완전한 다중인격이야. 그의 안에서는 자신들의 이름조차 구분한 모양이고. 여기 새겨진 레프 아무개와 라이놀 아무개와도 우리는 이야기를 나눴을 거야. 우리들 자신은, 그렇다고 알아채지 못한 사이에."

 

 "나는 과거를 이해하고 있는 미스터밖에 모르는데도?"

 

 "나도 미래에 봉사하고 있는 그밖에 몰라. 하지만 그의 안에는 각자 개별적인 인상으로 기록되어 있던 거겠지. 한 명의 플라우로스 씨는 나를 동료로서 공감하고, 한 명의 플라우로스 씨는 나를 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

 

 "아아, 그런 거구나. 어쩐지 가끔 묘한 이야기를 하더라고. 그건 그렇고 이중인격이라……그럼 역시, 플라우로스 씨를 죽인 건 별개의 인격인 플라우로스 씨라는 거야?"

 

 "현장에 제삼자가 없었으니 그렇게 되겠지. 레프 아무개와 라이놀 아무개가 서로 살의를 품고 있었던 건 확실하니까. 무엇보다 어느 쪽도 과거와 미래의 편집광이야. 똑같은 연구동에서 지내고 있다면 그 이상 눈에 거슬리는 게 없었을 테고, 무엇보다 한쪽이 사라진다면 보다 많은 시간이 '자신'에게 돌아와. 죽이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

 

 "그렇지만 그건 자신을 죽이겠다는 거잖아. 몸의 소유권을 얻기 위해 몸을 죽이면 본말전도야. 그보다, 그런 동기라면 플라우로스 씨는 몇십 년도 전에 자살했을 거고."

 

 "아아. 그렇게 되지 않았던 건, 지금까지 좋은 중재 역할이 있었기 때문이겠지. 하지만 그게 사라져 버려, 과거와 미래가 서로를 향한 증오를 억누를 수 없게 되었다. ……혹은, 그 증오는 자기 자신을 향했던 걸지도 몰라. 어쨌든 사체는 학장실에 있던 모양이니까, 어느 쪽이 트랩을 설치했던 건 확실할 거야. 어느 쪽에도 똑같은 찬스가 있었으니, 어느 쪽이 먼저 준비했는지는 그것이야말로 운이야. 미스터 플라우로스가 자신을 향해 자신이 만든 낚싯줄에 걸려 자신을 양단兩斷했다.

결말이야기

은 이런 걸 거야. 말을 덧붙일 필요도 없이 자멸이네."

 

 "……그렇구나. 정말로 그렇다면 관계없는 우리들이 말을 덧붙일 처지는 아니지만. 응? 하지만 편지에는 '이미 죽어있다'라고 적혀 있었잖아. 그건?"

 

 "그건 틀림없는 자살일 거야. 말한 대로 과거와 미래가 자멸했지만, 그건 어느 인물이 사라졌기 때문이야. 우리에게 편지를 보내고, 지금까지 둘을 사이에 두고 살아온 중개역이자, 가장 먼저 '이미 죽어 있던' 누군가가 확실히 있던 거야. 즉,"

 

 " ――――그렇구나, '현재'다! 요컨대 세 명의 플라우로스 씨가 있었단 거네!"

 

 "그런 거지. 무엇보다 과거와 미래로 나뉜 인격이잖아. 그렇다면 현재를 담당하는 인격이 있는 게 당연하지. 처음부터 그랬던 건지, 연구 과정 중에 그렇게 된 건지는 불명이지만, 미스터 플라우로스는 과거, 현재, 미래의 카테고리를 자신의 인격을 나누었다. 과거가 미래를 무시하고, 미래가 과거를 부정하고 있었다. 그런 정 반대인 두 사람이 잘 지낼 수 있었던 건 둘을 중개하는 '현재'가 있었기 때문이야. 하지만 그는 자살했다. 자신의 인격을 닫고 몸을 둘에게 내주었다. 그게 과거가 미래를 죽이는 결말이 될 거라는 걸 이해한 뒤에, 가장 먼저 자신의 목숨을 끊은 거야. ……뭐어, 남은 수수께끼는 '현재' 씨가 왜 자살에 이르렀는가, 라는 문제지만. 그것만큼은 아무리 생각해도 짚이는 게 없어. 너는 어떻게 생각해?"

 

 "………그러게. 자살이라고 한다면, 세상을 비관해서,라고 하는 게 설득력 있으려나. 현재의 플라우로스 씨는 중개라는 입장이니까, 미래와 과거의 극점을 알 수밖에 없었던 거잖아? 그렇다면 그곳에는 더 이상 희망 따위는 없어. 과거와 미래의 두 사람은 아직 괜찮아. 왜냐하면 한 방향의 일만 보고 있으니까. 하지만 현재는 양쪽의 결말을 알아버리고 말았어. 그게 바꿀 수 없는 절망이라고 누구보다 이해해 버리고 만 거야. 그 중책에 견디지 못해 자살해 버렸다……라던가?"

 

 "저기 말이야, 그런 동기는 무리라고. 너는 정말로 기초가 제대로 되어 있질 않아. 애초에 간단히 자살할 수 없다고 , 마술사우리들는."

 

 "아. ……그랬지. 마술각인이 있는 이상, 정신질환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건 어렵지."

 

 "그래. 각인은 은혜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운명을 옥죄는 사슬이기도 해. 외적 요인으로 목숨을 버리는 거라면 몰라도, 자신의 손으로 일족의 규율을 끊는 건 불가능해. 즉, 좌절해서 자신의 목숨을 끊는다, 같은 리타이어는 용서받을 수 없다. 그게 오래된 가문이라면 더하고. 너는 모르는 것 같으니 제대로 알려 주지.

서력 이후부터 이어진 가계가 가진 시작의 명령. 

 마술세계에 있어 가장 숭고한 피의 규율.

 일족이 단절될 대까지 그 사명에 목숨을 바치는, 저주 같은 절대 사수해야 할 긍지. 

 그게 관위 지정――――그랜드 오더라고 불리는 것이야. 요컨대 마술사의 가계가 만들어졌을 때, 신으로부터 하사 받은 책무네. 플라우로스 씨는 틀림없이 그런 명문의 적자였어. 그러니, 절망 정도로 자신을 죽일 리가 없지."

 

 "………절대 사수해야 할 긍지인가. 응, 그거라면, 뭐, 설명은 될 지도. 그런 이유라면 분명 가능할 거야."

 

 "뭐야? 너, 이해하긴 한 거야?"

 

 "……뭐, 그렇게 납득할 순 없지만, 아마도. 그 오더라는 것의 연장선이라면 설명이 되잖아? 그러면 답은 하나뿐이야. '현재'의 플라우로스 씨는 자살한 게 아니라, 과거와 미래의 플라우로스 씨를 막기 위해 자결했다. 언니가 보기에도 미래의 플라우로스 씨는 위험했지? 과거의 플라우로스 씨도 똑같고. 그 두 사람의 연구는 계속하는 것만으로도 세계에 위험을 불러내는 거였어. 그도 그럴 게, 자신이 보고 있는 시간 외의 것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는걸."

 

 "……그렇네. 플라우로스에게 새겨진 오더가 파괴적인 게 아니라고 해도, 그 이외를 배척하려고 하는 것 그 자체가 위험했다. 하지만 그게 자살과 어떤 관계가 있지?"

 

 "그러니까, '현재'의 플라우로스 씨도 같았던 거 아니야? 그의 오더는 현재를 지키는 것강조. 그것을 위해 자신이 향하고 있는 방향에만 흥미를 가지지 않은 레프 우발과 라이놀 그시온을 멈춰야 했던 거야. 하지만 플라우로스라고 하는 인간을 죽이는 게 불가능했던 그는, 현재자신를 닫는 것으로, 언젠가 올 간접적인 자멸을 불러들였다. 그게 설령 오더에 의한 것이었다고 해도, 그는 그 나름대로 지금의 '시간'을 지켰던 게 아닐까."

 

 그렇다. 그게 현대의 나의 결론이다. 

 과거를 죽인다고 해도 미래는 기뻐할 뿐이다.

 미래를 닫는다고 해도 과거는 완강해질 뿐이다.

 나에게 천명을 부여한 누군가의 의도에 놀아날 뿐이다.

 그러므로 지금을 지키기 위해서는, 현재가 사라지지 않으면 안 됐던 것이다. 그 성과가 있었느냐 아니냐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고 해도.

 

 "……그렇다고 한다면 아이러니한 이야기야. 현재의 플라우로스 씨가 그런 방법을 택한 건, 마음의 어딘가에는 두 사람이 화해하는 걸 바라는 게 남아있었단 거겠지. 그들이 손을 잡기만 하면, 적어도 플라우로스라고 하는 사람은 계속 살아갈 수 있었을 테니까."

 

 "그런 거야? 나, 미스터 플라우로스는 그렇게까지 낙관주의자가 아니었다고 생각하는데. 그 근거는?"

 

 "……하아. 그런 점은 정말로 둔하구나, 너. 그렇게 둔하니까 연인 한 명도 못 만드는 거야. 잘 봐, '뒤는 맡긴다'라고 편지에 적었잖아? 애초에 그가 우리를 불렀잖아, 현재이곳에 남아 버린 두 사람에게 적어도――――아니, 됐어. 입에 올리는 것도 바보 같아. 만약 우리가 방문한 순서가 반대였다면, 이라는 만약을 생각하는 것도 성가셔."

 

 "기다려 봐. 지금 한 말 흘려들을 수 없는데. 불가능한 게 아니니까. 만들 수 없는 것뿐이니까. 예비도 제대로 갖고 있으니까 말이야!" 

 

 "그래그래, 언제나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모습이 좋네, 좋아. 고찰은 여기서 끝이야. 고인을 향한 애도로는 충분하니까. 그럼, 나는 마을로 돌아갈 건데 너는? 어차피 엄청나게 가난하잖아. 가끔은 밥이라도 먹고 갈래?"

 

 "와우, 그거 언니가 쏘는 거야?"

 

 "그래, 특별히, 외상도 가능한 가게를 소개해 줄 테니."

 

 히죽하고 유쾌한 듯 입가를 찡그리며, 머리가 짧은 미스 아오자키는 플라우로스의 묘를 뒤로 했다. 긴 머리의 미스 아오자키는 손에 든 꽃을 묘비 앞에 두고, 언덕을 내려가기 시작한 그녀의 뒤를 쫓아간다.

 

 이것은 2014년의, 현재의 내가 본 최후의 광경이다. 이 단편이 어떠한 의미를 가질 날이 올지 아닐지는, 2015년을 잃어버린 나에게는 상관없는 일이다.